화요일, 4월 21, 2015
세타라흐 - 프롤로그
저 넘어에 커다란 해가 넘실거리며 온 하늘을 붉게 물들어 몸을 감추고 있었다. 모든 만물을 태울 기세로 작렬 하던 태양이 완전히 떨어지면 사방이 트인 드넓은 이곳은 두 시간도 안가 기온이 영도를 찍고 세 시간 만에 마이너스로 극하강 한다. 서방 나라의 겨울이 사막에는 이렇게 찾아 온다. 특히나 알함브라왕국은 날씨의 변화가 변덕진 사막이 반을 차지하고 있어 나머지 반의 온화한 기풍을 가끔 잡아 먹기도 했다. 그의 애마, 소울댄서의 고삐를 단단히 잡은 카이는 콧잔등까지 두르고 있던 검은 색의 케피야 끝을 걷어내고 거대하게 이글거리는 해를 진한 속눈썹 넘어로 불안하게 비켜 보았다. 대체 경수는 어디에 있을까.
알함브라왕국의 국토에 속한 사막은 동사하라와 서사하라로 나뉜다. 동사하라는 모래가 곱고 하얀색을 띄고 있어 지역주민들이 세파에드데레야 즉, 흰색바다 라고 부를 정도로 아름답다. 서사하라는 자갈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면적이 광대하기 때문에 누가 보아도 동쪽 사막을 가로질러 국경을 넘을 작정이겠거니 확신했다. 모래바람에 가늘게 눈을 뜬 카이는 아랫입술을 질끈 물었다. 왕국에 연고지 하나 없는 외국인인 경수가 탈출 하도록 도와 줄 사람은 정해져 있다. 국경까지 가려면 말이 아닌 낙타와 안내자가 필요하다. 카이의 할렘에서 나오지 못하고 살던 경수가 그 둘을 손에 넣으려면 어디로 보나 타오의 손길이 닿았을 것이다.
"왕자님. 금방 해가 질 것 같습니다. 지금 살라트(예배)를 하셔야 합니다. 벌써 하루와 반을 미루고 계십니다. 한번 더 미루시면 왕정의 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십니다."
자신의 말로 뒤 따라오던 '찬'이 정중히 호소했다. 일반 백성들과는 달리 모범을 보여야 하는 귀족 이상의 계급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일곱번 보다 더 살라트를 미룰 수 없었으며 그럴시에는 그 횟수만큼 처벌을 받아야 했다. 그렇지만 카이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찬을 노려보고는 아랑곳없이 해가 지는 동사하라의 불꽃 같은 사막을 달려 나갔다. 아무리 뱃속에서부터 알라(신)를 받들어라 강제주입을 시킨들 기도가 '세타라' 보다 중요 할 리 없었다. 카이는 경수를 어려운 한국어 이름 대신 '세타라' 라고 종종 불렀는데 이건 페르시아어로 별이라는 뜻이다. 사랑스럽게 웃는 경수는 사막의 길잡이인 밝은 별과 다르지 않았으며 동시에 그의 영혼과도 같은 존재였다. 찬이 아무리 알라가 어쩌고 말해봐야 그의 귀는 막힌 지 오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어제까지 왕국의 외곽지역을 정찰하고 왔는데 원래는 더 빨리 돌아올 계획이였으나 그곳에 시아파의 이스마일파(시아파의 한갈래)에서 어쎄신(암살단)이 구성되었다는 첩보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느라 늦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예정보다 삼일을 더한 일주일동안 왕궁과 할렘을 비우게 되었고, 돌아오자마자 탈출 소식을 듣게 되었다.
카이는 격노해서 자신의 할렘을 쑥대밭으로 만들고는 시중을 들었던 하녀를 고문했다. 아기 소가죽으로 만든 채찍에 물을 먹여 전신을 때려도 만족스런 대답을 얻을 수 없자, 그 길로 왕정기사단의 부대장이자 자신의 오른팔인 '찬'과 같이 궁을 빠져나와 내달렸다. 평소 할렘에서 나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경수였다. 부르카(얼굴부터 몸 전체를 덮는 옷)를 입고 외출하면 허락 하겠다 했더니, 보고 싶은 게 많다며 모슬렘(부르카와 비슷하지만 눈은 따로 가리지 않는 옷)을 입게 해달라 청해서 한번 그렇게 내보냈었다. 그러다 경수의 크고 맑은 눈을 본 귀족신분의 남자가 한눈에 반해 그를 납치하려고 소동이 일어 났었다. 물론 즉시 놈을 대려다가 왕자의 소유물을 탐한 죄로 목을 배어 죽였지만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았던 카이는 길길히 날뛰며 부르카를 입고 자신과 대동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는, 외출금지 명령과 별 다를바 없는 처단을 내렸다. 따지고 보면 법률상 할렘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나오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으니 이 정도만 해도 굉장히 자애로운 처사였다. 하지만 자유로운 나라에서 나고 자란 경수가 그런 결정을 곧이 곧대로 들을리 만무했고 그래서 매번 여기서 나가겠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를 갈며 곱씹었던 것이다.
결정적으로 탈출을 결심하게 된 건 카이의 희롱 때문이었다. 원래 둘째왕자, 카이의 할렘은 여자 다섯명 정도의 수준이 였고 그마저 자신의 의지가 아닌 아버지의 선물로 받은 여자들이었다. 당연히 마음에 들리가 없었고 여자들도 카이의 폭력성이나 잔인함에 대해 익히 들어왔던 터라 그가 할렘에 발을 들이지 않는 것에 안심해 왔다. 하지만 경수가 들어오고 나서 모든게 달라졌다. 카이는 매일밤 그를 보러 할렘으로 걸음해 자신의 브론즈 피부와 대조되는 부드러운 흰살을 맛봤다. 밤마다 들려오는 욕정에 젖은 신음소리에 여자들은 초긴장 상태였다. 그런데 여자란 존재는 이상한게, 아무리 소문이 나쁘더라도 젊고 세기의 미모를 가진 미남왕자 앞에서는 없던 질투가 끓어 올라서 다 같이 결탁해 경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권력과 미모 앞에서야 가슴과 엉덩이를 살랑이며 유혹의 몸짓을 하니 알리 없었던 어느날, 티 없이 깨끗한 얼굴의 오른쪽 눈 위의 상처에 분노한 카이는 할렘의 여자를 전부 눈 앞에 놓고 일일히 심문해서 범인을 잡아냈다. 자신 이외에 관심이 없었던 왕자의 이러한 행동은 왕궁에 퍼져나갔고 그가 경수에게 얼마나 빠져 있는 지 모두에게 각인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해는 순식간에 지평성 밑으로 들어가버렸고 덩달아 달이 그려진 어둠의 커튼이 머리 위를 덮쳐왔다. 알라가 도와 준 덕분인지 다행이 보름달이 밝아, 따로 램프를 밝히지 않아도 말을 달리면서 멀리까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그렇게 멈출 줄 모르고 모래길을 달릴 것만 같았던 소울댄서가 급정지 했다. 전방 50미터 앞에 낙타 두마리의 달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는데 모양새가 이상했다. 한 낙타 위에는 사람이 꼿꼿히 앉아있고 다른 낙타 위에는 짐짝 뿐이었다. 유심히 두 그림자를 비교하다 카이는 깨달았다. 탈출을 시키려는게 아니라 다른 음모가 있다는 것을! 카이는 짐짝이 경수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찬과 함께 무서운 기세로 달렸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소울댄서의 말발굽소리는 적막한 사막의 공기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경수를 대리고 국경을 넘어가려 하던 안내자의 귀에 들어갔다. 칼을 뽑아든 남자에게 질세라 그도 양쪽 허리에 차고 있던 쉬미르(반달모양장검)를 꺼내 들었다.
카이는 보이는 게 없었다. 그저깨까지 피를 묻혔던 날이 잘 선 쉬미르가 달빛에 번쩍이며 주인의 상태를 잘 말해 주었다. 남자는 검을 손에 쥐고 있어도 안절부절이였다. 그만큼 둘이 달려오는 박력과 위용이 대단했다. 알함브라왕국의 황실직속 호위 기병대, '흑불사단'의 표식인 검은 용이 그려진 말머리를 보고 겁에 질린 남자가 손에서 검을 떨어 뜨리고 몸을 덜덜 떨었다. 자비를 구하려는 조아림을 할 세도 없이 달려 온 두개의 쉬미르가 교차하여 남자의 머리를 댕강 잘라냈다. 잘린 머리는 흰 모래 사이를 굴러 언덕을 내려갔고 낙타 위의 몸뚱이는 밑으로 털썩 떨어져 피를 내뿜었다. 카이가 검에 묻은 붉은 액체를 허공에 내리쳐 닦아낼 때, 찬은 낙타에 매달린 짐짝을 뒤졌다. 카이는 뒤에 서 있는 낙타 혹 사이에 끼워지듯 걸쳐진 짐을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품에 차고 있던 단도로 헝겊을 찢어내고 그토록 찾고 싶어하던 경수의 얼굴이 보인 것에 안심 했지만, 더불어 온몸이 땀에 쩔어 기절해 있는 걸 보는 순간 분노에 가득차서 찬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남자의 머리와 몸을 불태워라!"
왕자의 명령에 찬은 굴러갔던 남자의 머리채를 잡아 들고와 몸 위에 놓고 부싯돌로 옷가지와 머리카락등에 불씨를 붙였다. 그 위에 술을 붓자 금새 훅 타올랐고 추위가 엄습해 온 주변에 열이 올랐다. 찬은 경수를 안고 있는 주인의 옆에서 별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경수의 상태가 좋지 않아. 이제 날이 더 추워지면 체온이 바닥을 칠거다."
땀에 이리저리 늘어 붙은 머리카락 마저 소중하게 쓰다듬는 그의 목소리가 걱정에 가득했다. 가벼운 옷을 걸친 경수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검정 비쉬트(직사각형 장옷)를 담요처럼 둘러주었다. 찬이 건내 준 물통을 들이켜 입에 담고 그의 양쪽 볼을 가볍게 눌러 도톰한 입술을 벌렸다. 그리고 그 안으로 몇번이고 물을 흘려 보냈다. 이 상태로 하루하고도 반을 넘게 궁정을 향해 달린다면 체력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될 수 있었다. 차라리,
"왕자님, 북쪽으로 달리시면 오아시스가 있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찬이 오아시스를 찾아냈다.
******
언젠가 초저녁, 눈을 지긋히 감고 대지를 느끼던 경수가 말 했었다.
'내가 사는 곳은 조금만 걸으면 한쪽이 막히고 좀 더 걸으면 사방이 막혀. 집도 거리도 공원도 벽이 가로막고 어느 한 곳 트여 있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그래왔기 때문에 아무도 그렇다는 걸 모르고 평생을 지내. 그런데 여기는.... 어디도 막혀 있지 않아. 넓고 광대해. 땅도 하늘도 끝이 없어. 저렇게 큰 해를 보고 있으면 달려가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 평생을 가도 잡지 못하겠지? 여기에서 사는 네가 부러워.'
그럼, 그렇게 부러우면 같이 살자 말했다. 처음에는 명령이 아닌 제안이였다. 알함브라왕국에서 제일로 손꼽히는 자연의 선물, 이글거리는 석양. 눈을 의심할 만한 마법으로 인간 세계만을 검게 바꿔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태양도 경수를 물들이지 못했다. 그는 칠흙 같은 밤의 그림자 위에 밝고 맑은 별로 떠올라 방향하던 카이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다 가질 수 있는 왕자의 자리에 관심없이 흑불사단의 기사로 위험천만한 장소만을 떠돌며 누군가에게 명령을 일삼는 카이가 듣도 보도 못한 외국인에게 같이 있어 달라고 했다. 생에 처음으로 권유를 하고 회유를 했다. 그러나 대답으로 이렇게 축늘어진 사지가 품 안에 돌아왔다. 뭐라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이 머리를 마비시켰다. 배신감에 사로 잡히고 미웠다. 하지만 밉지 않았다. 화가 나지만 화가 나지 않았다. 상반된 감정이 휘몰아져 옴짝달싹 못하게 카이를 지배했다.
"살라트를 해야겠다."
비쉬트로 싸인 경수를 오아시스 옆, 풀숲에 놓고 카이가 일어났다. 때 맞추어 찬이 기도를 드릴 방향을 맞추어 융단을 깔았다. 카이는 얼굴과 손 발을 물로 씻고 융단 위에서 코란을 암송하며 알라에게 절을 거듭했다. 인명을 제천으로 여기지 않고 길에 핀 잡초 뽑듯하며 자신의 지위와 몸을 돌보지 않음에도 목숨부지하여 세타라(별)를 만나게 해주셨으니 감사하고 또 감사하지만, 경수를 쉽게 거두어 가신다면 당신이 소중히 지켜 준 이 목숨을 걸어서라도 알라에게 대항하겠다는 기도를 드렸다. 일종의 신을 협박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왕자였으나, 그게 진심이였다. 미뤄왔던 기도가 다 끝날 때즈음 이였다.
"왕자님, 깨어나셨습니다."
초저음의 목소리에 카이가 번뜩 눈을 떴다. 돌아 본 풀숲에 뉘어진 경수의 눈이 파르르 떨리며 열렸다 닫혔다. 이마에 손을 대어보니 다행이도 열이 심하지 않았다. 안심하며 상체를 들어 머리를 안았다.
"눈을 떠 보거라, 어서!"
"...ㅁ...ㅜ...무..."
얼른 물을 입에 담고 벌어진 입술 사이로 흘려 넣었다. 얕게 몰아 쉬는 숨 속에서도 물을 넘기는 걸 보니 제대로 정신이 들긴 한 모양이였다. 얼마 가지 않아, 무겁게 내려앉은 눈꺼풀 안에 갇혀있던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카이는 안도감에 온 몸의 힘이 풀릴 뻔 했다. 주름 하나 없는 예쁜 이마에 입을 맞추며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멜시맘눈,알라'(감사합니다,알라)를 세번 중얼였다. 그 사이 찬이 피워 놓은 모닥불은 거세게 불길을 내며 하늘로 솟구쳤다.
사방이 조용했다. 있는 거라고는 흰모래, 야자나무, 오아시스, 하늘, 별, 달 그게 전부였다. 그것들은 잘 조화를 이루어 알함브라왕국의 자랑거리인 사막을 돋보이게 해주었다. 별은 쏟아부은 양 무수했고 달은 둥글게 동동 떠 있었다. 경수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 몇 발자국 떨어져 등을 돌리고 몸을 뉘인 찬은 미동이 없었고, 비쉬트 째로 자신을 끌어안고 누운 그는 말없이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곳이 상당히 춥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전혀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따뜻했다. 카이의 저주 받은 체온이 자신을 지켜주고 있었다. 그가 경수의 손을 잡고 손가락 마디마다 입술을 맞췄다.
"어떻게 할렘에서 나왔는지 질책하지 않겠어. 네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만족해."
"...내가...어떻게 됐었던거야? 자루에 묶인 건 알고 있는데 그 뒤부터 기억이 없어..."
목구멍이 아팠다. 쉬어버린 소리를 낸 경수의 미간이 몇 곂으로 갈라졌다. 타오의 도움으로 안내자와 헬렘을 나오기는 했는데 시내를 빠져나가는 도중 뒤에서 누가 자루를 덮어 씌웠다. 발버둥쳤지만 짐짝처럼 들려져 가다가 자루 안이 너무 더워서 의식을 잃어버린 것까지는 기억이 났다.
"널 어디로 팔아 넘기려는 속셈이 였겠지. 뭐가 됐든 형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내가 부탁한거야!"
"팔아 달라고?"
"아니! 할렘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쫄아버린 스프처럼 줄어드는 음성에 카이가 코웃음을 쳤다.
"할렘에서 나오는 건 성공했지만 나에게서 도망치는 건 아직인 거 같아. 몇번이고 도망가봐. 알라는 내 편이고 너는 나에게서 떠날 수 없는 운명이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마. 난 이곳 사람이 아니야. 여기에서 살 수는 없어."
"내가 얘기 했잖아. 아비틴(이란왕자)과 프라랑(신라공주)말이야. 들려오는 말로는 아비틴은 바실라(신라)에서 엄청난 대접 받으며 살고 있다고 했어. 아비틴이 바실라에서 사는 거 처럼 넌 여기 알함브라왕국에서 살면 돼."
아비틴과 프라랑 쯤이야 경수도 알고 있었다. 역사책에서 보고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천년 전에도 외국인과 결혼 했구나 하며 신기해 했을 뿐 이였는데, 자신이 알함브라 왕국에 떨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왕국의 둘째왕자가 영어를 이렇게 잘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버지는 네가 남자인 걸 못마땅해 하는 모양이지만 요즘은 동성 애인이 있는 게 유행,"
카이는 말을 다 잇지 못하고 짜악! 하는 파열음과 함께 따귀를 맞아버렸다. 반동으로 돌아간 고개를 바로 잡고 화난 얼굴로 노렸다. 어느 누구도 왕자의 몸을 때리려 하지 않고 맞아 본 적도 없는데 충격적인 일이었다. 건너에 있던 찬이 놀라 칼을 빼들었지만 카이는 손을 들어 저지했다.
"이게 무슨 짓이야."
"야, 이 개자식아! 애인? 유행?! 미친 놈."
"왕자님, 저 놈의 새치 혀를 뽑아야 겠습니다! 도저히 들어 줄 수가 없습니다! 저 따위 비속어로 왕자님을 능멸 하는 것을 참고 들어 줄 수 없습니다!"
이 나라는 어찌된 게 개나 소나 다 영어를 하는지 찬마저 영어를 알아듣고 반응했다.
"닥쳐! 시끄러우니까."
사자가 으르렁거리듯 이를 갈며 내뱃은 말에 찬이 바로 고개를 숙이고 조용해졌다. 화를 못 이겨 씩씩거리는 눈은 매섭게 카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낮의 눈부신 햇살을 피하느라 눈 주위에 검게 염료가 발라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무서워 보일 지언정 절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유행으로 애인을 삼겠다는 말에 경수의 인내가 옆에서 춤추는 불꽃과 다름없이 활활 타올랐다.
(이어서 쓸 기회를 였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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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죠닌아 ..너 맞을 짓 한거 같긴 해(눈치 ;;ㅋㅋ유행이라니..유행이라니이이이!!(부들부들 근데 이런 st 천일야화 듣는거같구 ㅎㅏ늘/은/붉은//강/가 생각나기도 하고 신선하네여 헤헿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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