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씨가 패쇠공포증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알고 계셨습니까?"
"아니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12일에 사내에서 도경수씨를 보셨나요?"
"외근 때문에 방을 나오다가 멀리에서 다른 사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봤습니다."
"그때 도경수씨에게서 다른 점은 못 느끼셨나요?"
"전 도경수 사원과는 평소에 접촉이 없는 편이여서 크게 달라졌다던가 하는 건 느낀 적이 없습니다. 저희 사원들과 말씀을 나눠보셨다고 하셨는데 그럼 아셨겠지만 도사원은 존재감이 없는 편이였죠. 딱히 일에서 성과를 나타내는 쪽도 아니라서 저도 그에 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12일 밤은 어디에 계셨죠?"
"퇴사 후에 집에 있었습니다. 몇 일전부터 야근이 이어졌기 때문에 굉장히 피곤했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확인이 필요하다면 협력을 요청해도 되겠습니까?"
"네 그럼요. 협력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바쁘신데 실례 많았습니다. 김사장님."
소파에서 일어난 형사는 김종인 사장에게 인사를 하고 급히 사장실을 빠져나갔다. 몇몇 사원의 이야기를 더 듣고 혹시라도 있을 단서를 잡기 위해서.
1월 12일. 도경수사원이 그의 생일 날 밤 사라졌다. 일주일 뒤, 도경수사원의 부모가 실종신고를 했고 신고가 접수 되고나서 몇
일만에 담당형사가 도사원이 일했던 회사로 방문 해 이것저것 물었지만 그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도경수는 김종인 사장의 말대로 조용하고 일적인 면에서도 눈에 잘 띄지 않아, 회사이지메의 희생자가 아닐까 추측도 있었지만 자살한 흔적도 찾기 어려워 이렇다하게 수사에 진전이 보이지 않았다.
도경수는 정말 바람처럼 사라졌다.
******
종인은 형사가 방에서 나가고 몇 시간동안 업무에 시달렸다. 더불어 낮에 형사가 와서 질문을 퍼붓는다고 뺏은 시간까지 더 일해야
했다. 그래서 다른 날보다 한 시간은 더 퇴근이 늦었다. 심지어 전날부터 철야근무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정도의 잔업이 싫은 건
아니었다. 더 애절하게 자신을 기다릴 강아지를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입가에 붙는 것이다.
자동차소리나 기타, 소음을 싫어하는 종인이 새로 건축한 2층짜리 건물. 현관의 비번을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가방을
내려놓고 답답하게 매어져있던 넥타이부터 풀었다. 그리고 드레스셔츠 단추도 몇 개 풀고 양말도 벗고. 여기에 차가운 맥주가 있으면
금상첨화겠지. 종인은 슈트자켓도 벗어 던지고 냉장고 안에서 맥주 캔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쾅! 쾅! 쾅!
쾅! 쾅! 쾅!
등 뒤에서 연속적으로 구타소리가 들린다. 길었던 하루, 한숨 좀 돌리려는데 그 몇 분을 못 참아하는 강아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다.
쾅! 쾅! 쾅!
하루반나절을 굶겼는데 문짝을 때릴 힘은 어떻게 어디서 나오는지 지치지 않고 소음을 만들어낸다. 작게 한숨을 쉰 종인은 맥주 캔을 쥔
채, 일층 안 쪽의 방을 향해 걸었다. 걸음소리가 들리는지 문 두드리는 강도가 심해진다. 망설임 없이 벌컥 방문을 열어 재끼자,
재갈을 물고 각각의 양손이 천에 싸여 포박 되어있는 남자가 종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몸을 오들오들 떨며 숨이 불규칙한 걸 보니
정신적 압박이 심한 듯 했다. 패쇠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면이 막힌 방 안에 매일 매시간을 있기 힘들만도 하겠지, 감흥 없게
추측할 뿐이다. 그렇다고 쓸데없는 동정으로 방에서 내 보낼 생각은 전혀 없다. 화장실이나 냉장고가 아닌 걸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
"굿 이브닝, 도경수."
식은땀에 젖어있는 경수와는 비교도 못할 만큼 종인의 인사는 여유가 넘쳤다. 경수는 종인이 방을 나간 뒤로부터 아까까지 엄청난
공포와 싸우고 있던 몸이었다. 벽 네 면이 점점 좁아져서 날 덮치는 건 아닐까, 공기청정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방 안의
산소 율이 저조해서 숨 막혀 죽는 거 아닐까라는 극단적 상상에 30시간 넘게 시달렸다는 말이다. 타인의 심장소리를 귀로 직접 듣고
나니 이제서 야 숨이 제대로 쉬어졌다.
"힘들었지? 이제 괜찮아."
입을 구속하고 있던 재갈을 종인이 풀어주었다. 경수의 턱이 덜덜 떨었다.
"ㅁ..무..울...모..목말ㄹ..요."
부정확한 발음으로 간신히 목소리를 낸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은 종인은 손에 감싸있던 천도 풀어주고 타이트하게 포박했던 팔목의 끈도 풀어주었다. 뼈가 드러나는 가느다란 팔목에 타투처럼 생긴 빨간 줄이 맘에 든다.
"내꺼 먼저 먹자."
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TV에 눈길을 주고 소파에 편히 앉아있는 종인의 발 밑, 다리사이에 경수가 있다. 무릎을 꿇은 자세로 눈앞의 페니스를 손과 입으로
정성스럽게 핥고 주무르는 경수의 목표는 하나. 종인의 사정 액을 받아 먹는 것. 타들어가는 목마름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감금하는 동안 하루 종일 아무것도 입에 대지 못하다가 종인이 오면 물도 음식도 준다. 그 전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 걸로 목 좀 축이고 밥 먹자.' 그러기를 수십일. 이제는 당연시 되어버린 펠라. 파블로스의 개가 따로 없다. '아무것도
안하고 받아먹는 건 뻔뻔하잖아.' 감금된 첫날 첫 펠라에서 종인이 한 말이었다.
"아, 하...아..."
음낭을 입안에 담아 혀로 핥으며 빨아대니 종인의 입술사이에서 들뜬 한숨이 작게 흘렀다. TV로 가 있던 시선이 조금 풀려
다리사이로 내려온다. 자신의 것을 열심히 빨고 있는 경수의 모습은 언제 봐도 자극적이었다. 핑크색 혀가 날름거리며 기둥 대를
지그재그로 올라오는 걸 본 눈이 찌그러졌다. 동시에 페니스는 더 커지고 단단해졌다. 경수의 침이 흥건해, 전등 빛을 받아 반짝이는
게 꼿꼿하게 서서 사정이 임박함을 알렸다. 그걸 알았는지 입 안에 한껏 담아 빠르게 위아래로 흡입하듯 빨아대자, 전신에 있던
흥분이 그곳으로 몰린다.
"하아!“
경수는 밖으로 뿜어 나오는 멀건 한 사정 액을 모두 먹겠다는 것처럼 페니스를 쪽쪽 빨아 당겼다. 칭찬할만한 구강흡입력으로 정액을 받아 꿀꺽 넘긴 투툼한 입술이 빨갛게 반짝인다. 숨을 돌리며 종인이 다시 미소 지었다.
"맛있어?"
"..네."
'아니요' 했다가 이틀 동안 전신포박 당 해 욕조에 누워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 뒤로 아니요는 금기다.
"또 줄까? 목마르다며."
"......"
말없는 경수의 눈이 빨갛게 충혈 되어 울 것만 같은 조짐을 보였다. 사실 종인은 왜 경수가 우는 지 알 수 없다. 아마도 치욕?
종인은 지금 경수가 하고 있는 행위를 해본 적은 물론, 당해 본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당하는 건 네 몫이고 지배자는
희열을 느낄 뿐. 매일 경수를 가지고 노는 게 즐겁다. 종인은 씨익 웃으며 경수의 옷을 거칠게 벗겨냈다.
"냄새 난다. 목욕하자."
거품 푼 욕조에 들어가기 전 목마르다던 경수의 입술에 레드와인이 담긴 잔을 대주자, 꿀꺽꿀꺽 잘도 받아먹었다. 더 달라는 말에
빈속에 술 마시면 속 버린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 종인은 따뜻한 물속에서 경수를 품에 안고 작은 몸을 저의 몸인 양 서슴없이
이리저리 만지며 혼자 와인을 들이켰다. 적당한 두께로 슬라이스한 멜론과 얇은 이탈리언 스모크 햄이 놓인 카나페를 안주삼아 벌써
반병은 마셔버렸다. 안주를 보는 경수의 눈에서 침이 뚝뚝 떨어질 기세였다. 종인이 접시에서 카나페 한 개를 들었다.
"예쁘게 키스해봐."
작은 머릿속의 이성과 본능이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커다란 눈. 그걸 보는 종인이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본인은
모를 거다. 이 눈을 혼자 보겠다고 납치했는데 그만큼의 보상은 받는 거 같아 매일이 재미있다. 경수를 통해 알게 된, 태어나서
처음 느껴본 흥미와 재미. 직접 면접을 보고 얼굴이 마음에 들어 경수를 합격시켰다.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누구도 모르게 주시하다
철저한 계획에 의한 납치를 감행했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경수가 종인의 입술에 쪽 하고 뽀뽀를 남겼다. 씨익 웃은 까나페의 주인은 그것을 자기 입으로 쏙 넣어버렸다. 작은 울대가 올라갔다
내려가며 표정이 굳었다. 말없이 가만히 오물거리고 있자, 작정을 하고 입술을 부딪쳐온다. 이번엔 조금 깊다. 두 장의 입술을
가르고 혀를 종인의 이 사이로 들이민다. 나름의 대담함에 들어온 혀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거기서 막혔다. 적진에
들어왔는데 손에서 칼을 놓아버리다니. 답답하다.
"으,웁!"
종인이 경수의 뒷덜미를 움켜쥐어 확 끌어당겼다. 먹고 있던 카나페를 경수의 입 안으로 넘기고 이제모양 좋은 꽃 같은 입술을
탐한다. 오동통하고 탄력 있는 입술은 두께도 폭도 물고 빨기에 적당하다. 입 안에 음식을 물고도 씹어 넘기지 못하는 경수는 거칠게
흡입하는 숨결과 함께 다가오는 손길에 계속 몸을 흠칫 떨었다. 그의 손이 경수의 맨살 엉덩이를 쥐고 다른 손으로는 허리를 감아
자꾸 자기 쪽으로 끌어당긴다. 두 쪽의 엉덩이 사이에 단단해진 그의 것이 닿아있어, 자꾸 허리를 빼도 다시 그 자리에 또 종인의
페니스가 끼워져 있다. 굴욕적이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인데.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한 사람의 인권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납치. 감금. 능욕. 굴욕. 치욕. 요 몇 주간 당할 건 다 당했다. 경수 저가 마음에 들어서 직접 합격시켰다는
상사의 말은 사실이자, 왜곡이었다.
"한번만 더 빼라. 그냥 박아버린다."
서늘한 얼굴로 말하는 종인은 경수의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만들었다. 그게 얼마나 아픈지 몇 번을 당해도 이력이 나지 않았다. 겁에 질려 몸을 굳히고 있는데 종인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착하네. 착한 어린이한테는 선물을 줘야지...그게 어디 있더라..."
무언가를 찾으러 누드의 그가 욕조를 나갔다. 욕실의 벽에 울려 찰랑이는 물소리가 귀를 찔러왔다.
달칵!
욕실 문이 닫혔다. 아. 안 돼.
또 다시 사면이 패쇠 되어버렸다. 이번엔 저가 만들어낸 작은 소리도 크게 울린다.
"아..아...사, 사....장..니,님..."
이런 곳에서 혼자는 싫다. 어릴 적 살고 있던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사고로 급정거해서 비상버튼을 눌렀는데 전등이 꺼지며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밑으로 내려갔었다. 가속이 붙은 엘리베이터가 멈추지 않아서 이러다 죽겠구나했는데 또 급정거한 앨리베이터는
움직일 줄 몰랐다. 거의 반나절을 혼자 검은 사각박스 안에 있으면서 생긴 공포는 어린 경수에게 말로 표현 할 수 있는 감정상태가
아니었다.
"사,사,사,사, 사장님!!!"
경수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손에 원하는 물건을 쥐고 들어오며 본 욕실 안의 강아지는 척 보기에도 심하게 덜덜 떨고 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고함을 꽥 지르는데 종인도 깜짝 놀랐다. 욕조 안으로 들어가자 불안한 숨소리를 달고 그의 목을 두 팔로 안아왔다.
"하아, 하아, 저 혼자두지마세요..."
꽈악 안아오는 손길에 종인은 자신이 무심코 욕실 문을 닫고 나간 걸 깨달았다. 아. 그랬구나. 단순히 자주 써먹어야겠다 싶다. 이렇게 저를 필사적으로 원하는 도경수라니. 빨리 괴롭히고 싶다.
"아, 해."
경수를 품에서 좀 때어내고 카나페부터 하나 먹였다. 앞으로 체력 소모가 심할 테니 기력 잃지 말라는 의미에서 대가없이 하나 정도는 줄 수 있었다.
"맛있어?"
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꺼 보다 맛있냐?"
순간 굳어버린 머리가 좌우로 흔들렸다. 감정 없어 보이는 눈을 보던 긴장된 시선이 큰 손에 들려있던 자위기구로 향했다. 아. 강아지, 이거 때문에 겁먹은 눈이 된 거구나?
"며칠 쉬었으니까 괜찮을 거야."
별로 위로 같지 않은 위로로 불쌍한 강아지를 더 겁먹게 만든 장본인은 휘파람을 불고 싶을 지경이었다. 단단한 팔뚝이 경수를
욕조에서 끌어냈다. 알몸을 대리석 바닥에 눕히고 일단 손가락에 콘돔부터 끼워 넣는다. 위치는 대충 아는데 기구가 작아서 위치파악을
한 번 더 해야겠다 싶었다. 윤활유를 듬뿍 바른 가운데 손가락을 괄약근 안으로 쑤욱 넣었다. 일할 때만큼이나 집중해서 찾아낸
곳은 전립선. 손가락 끝으로 그곳을 살살 문지르자, 크게 움찔했다.
"하, 하지마세요, ..앗!"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 이상한 기분 밖에 들지 않는 경수의 괴로운 표정을 보면서 종인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손가락을 빼냈다. 그런데
사실 이 다음이 더 문제다. 종인이 들고 있는 저 자위기구. 머리 쪽이 손가락 마디 크기의 럭비공의 모양을 하고 있고, 줄이
연결되어 끝에는 리모트 컨트롤이 달려있다. 몸 안에 또 저게 쑤셔 넣어질 생각을 하니 도망가고 싶어 세워진 다리를 자꾸 오므리게
된다.
"다리 안 벌리면 묶는다."
저음의 엄한 한마디에 어쩔 수 없이 가는 두 다리가 벌어졌다. 역시나 예고도 없이 도구와 손가락이 안으로 들어왔다. 아까 문지르던 그곳에 기구 머리 쪽을 대어놓고 쑥 빠졌다.
"오늘은 성공해보자, 도경수, 응?"
종인이 입을 맞추며 리모트 컨트롤을 켰다.
"으..으.아...하..."
떨리는 목소리가 생생하다. 전립선을 강타하는 진동으로 경수는 정말로 어쩔 줄 몰라 했다.
"빼, 빼주세...하.으..."
"그 정도로 부탁해서 되겠어?"
"사...장..으...하아..님..제발..."
애원하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좀 더 선물을 주기로 했다. 종인의 혀가 눈앞의 작은 젖꼭지를 물었다. 부드럽게 핥다가 거세게
빨자 단단하게 서서 벌겋게 변한다. 복부가 무언가로 걸리적거려 밑으로 시선을 내려 보니 저 혼자 벌떡거리는 페니스에서 쿠퍼 액이
찔끔찔끔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 안되겠다. 더 늦기 전에 욕실 찬장에서 본디지 테이프를 찾아냈다. 혹시나 하고 갔다 놨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색깔도 레드다. 흥분되게.
적당량을 잘라 핑크색 페니스에 압력을 줄 정도로 둘둘 감았다. 더 이상 커지는 건 안 된다. 그러다 사정하면 안 되니까. 경수에게서 원하는 건 그게 아니다.
원하는 건 사정을 하지 않는 절정. 몸 안의 전립선을 자극해서 전립선 액만이 분출되는 드라이 오르가즘.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게
목표가 아니다. 보고 싶은 건 드라이 오르가즘을 느낄 때의 경수의 표정, 몸짓 그리고 저를 보는 눈빛. 일반적 섹스로 보지
못하는, 누구도 보지 못한 도경수를 보고 싶었다.
찰나의 짧은 순간을 위해 집요하게 정성을 들여 공략한다.
"사,사장니....아..아,아,"
몇 주 간의 연습에 효과가 있었는지 서서히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빨라진 호흡이 거칠어지며 미세하게 찡그린 눈썹과 벌어진 입술이
몽롱한 표정을 만들어낸다. 가면 갈수록 점점 초점이 사라지려했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아, 오른 손으로 몇 번 보드라운 뺨을
쳤다. 짝짝하고 공기를 가르는 타격 음이 찢어진다.
"도경수, 어디 봐, 나 봐. 나보라고!"
"하아, 하아, 하아..."
가쁘게 내쉬는 숨이 버거워 보였지만 자비 없이 리모트 컨트롤의 바이브를 강으로 올렸다. 이내 헐떡이는 경수는 용서해 달라며 방언이 터졌다. 뭐를 용서하면 되는지 몰라서 종인은 아무것도 어떻게 하지 않았다. 경수의
표정. 절정으로 가는 눈, 코, 입의 떨림이 주는 광경에 온전히 몰입되어 있었다. 쉬지 않고 뺨을 흐르는 눈물줄기하며 반짝거리지만
쾌락으로 흐릿한 동공이 피하지 않고 보고 있다. 혼란스런 얼굴과 덜덜 떨리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몸의 사지. 종인의 숨이
가빠졌다.
"아,하아,아,아,아악!...하아, 하아, 사, 사,사....아아!! 이,이사,상해요,하아,하학,"
큰 신음을 내며 경수가 절정을 느꼈다. 아니, 느끼고 있었다. 계속 되는 절정에 안 그래도 큰 경수의 눈이 확장되며 끝도 없는 당황스러움이 묻어났다.
"모,몸이, 하앗!! 이,이사! 아!! 사자,장니...하악!!"
작은 양손이 종인을 향해 뻗어온다. 그 모습이 엄청나게 쏠리게 만들었다. 바로 들어가고 싶어서 왼손에 쥐고 있던 리모트컨트롤을 쑤욱 잡아당겨 괄약근 안에서 빠르게 빼냈다.
"히익!"
이상한 소리를 낸 경수는 침을 여러 번 삼키며 힘들게 호흡한다. 그렇다고 봐줄 종인이 아니다. 꼿꼿한 페니스에 윤활제를 잔뜩 바르고 구멍을 늘리지도 않은 채로 바로 쑤시고 들어갔다. "흐윽!!" 하는 숨 삼키는 소리 뒤의 말은 사정을 봐주지 않는 입술이 먹었다. 버둥거리는 사지가 잠잠해져온 건 종인의 허리가 몇 번 앞뒤로 움직이고 나서였다. 적당한 깊이와 속도를 내다가 빠르고 깊게 쳐들어갈
때, 동여맨 페니스가 움찔하며 울음을 낸다. 언제고 금욕적일 것만 같던 경수를 이다지도 음란하게 만든 성취감이 하늘을 찌른다.
3천명의 식구를 거느린 회사의 사장인 김종인이 마음대로 부릴 사람은 많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부탁이니까 하룻밤 상대로 써 달라
애원한다. 하지만 그 따위 털끝조차 우아하지 않은 유혹은 필요 없다. 따라서 일말의 흥분도 없다. 온전히 종인 저의 손으로
만들어낸 도경수의 오르가즘. 그것이 경험하게 해주는 환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고 싶은 게 많았다. 도경수를 가지고 놀고
싶다. 종인의 욕망은 끝을 보이지 않았다. 가는 허리에 팔을 넣고 위로 들어, 그와 이어진 채로 저의 허리 위에 앉혔다. 중력은
무심하게 경수를 달달한 사지로 내몰았다.
"아흑! 흐읏!"
종인이 허리를 한번 흔들자, 힘이 풀린 경수가 중심을 못 잡고 저의 쪽으로 상체를 무너뜨렸다. 어깨로 떨어진 땀이 등 뒤로 흘러 허리로 내려가는 느낌을 피부로 느꼈다.
"하....."
땀이 뭐라고 흥분 됐다.
"움직여. 허리."
찰싹 소리 나게 맞은 엉덩이가 빨갛게 손자국을 남기고서야 경수가 없는 힘을 짜내 아주 조금 하체를 들었다. 그렇지만 얼마 안가 백기를 든다.
"모, 못하..게..하악..푸,풀러...주세요,네에...?"
"뭘?"
"테,테에..하..아...이프으.."
"아, 그래. 테이프. 잊고 있었네."
가는 허리를 안고 있던 젖은 손이 떨어져 나갔다. 서로의 몸을 떨어뜨리려 맞닿아있던 허리를 조금 뺐다. 안에서 약간 빠지며
벌떡이는 것 때문에 성감대가 쓸려 말끝을 묘하게 올린 경수의 애원이 마음에 들었다. 종인은 거의 대부분 젖어버려 이마에
달라붙어있던 검정 머리카락을 위로 쓸어 올려주었다.
"사,사,자니이...임.."
눈물이 흥건한 맑은 눈. 너에게 밖에 없는. 거짓 없고 화려함 없는 그저 너의 눈. 저 예쁜 눈알이 빠지게 울리고 싶다. 참을 수
없어 이미 벌겋게 부어오른 입술을 다시 찾아 물었다. 휘감기는 혀는 나선형을 그리며 돌다가 감질나게 입술 끝에만 머물기도 했다.
움직임 없이 이어진 채 두 입술이 서로를 할짝 인지 얼마나 흘렀나 알 수 없었다. 그만큼 하얀 살에 키스마크의 숫자가 늘어갔다.
어디든 이어질 수 만 있다면, 그래서 도경수가 한발자국이라도 더 자신의 것 일수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종인은 원래대로 경수를 욕실바닥에 눕혔다. 기나긴 섹스에 엑스터시는 겨우 한번. 두 시간 가까이 아슬아슬한 전희만 몰아쳐 전신에
힘이 다 빠진 경수는 먹은 것도 경미해서 탈진에 이르렀다. 숨 쉬고 있는 게 다행일 정도였다. 그렇지만 종인이 알리가 없었다.
그저 쾌락에 취해 강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최대한 몸을 붙이고 낮게 그리고 깊게. 경수의 입술사이에서 음란한 신음이 흘렀을 때,
그제서 야 손가락으로 작을 수밖에 없었던 페니스에 감은 테이프를 풀어냈다.
"으아아아!!"
딱 세 번의 허리 짓에 경수는 많은 양의 사정 액을 분사하며 두 번째 절정을 맞았다. 종인 또한 경수 안에서 사정했다. 곧이어, 방
안에 둘의 숨소리가 엉긴다. 무심코 위로 무너진 몸에 떨리는 손을 가져댔다. 곳곳에 적당히 근육이 붙어, 만지면 튕겨 오르는
늘씬한 몸 선을 따라올라 젖은 머리카락 안으로 손가락을 넣었다. 뜨겁다. 의미가 무언지 알 수 없는 저를 향한 구부러진 열정이
오늘따라 가슴을 죄어왔다. 이해 할 수 없고 다른 이름이 집착이라도 수년간 학교와 사회에서 겉돌아 주위를 감싸고 있던 냉기보다는
훨씬 났다.
그래.... 여기가 났다.
fin
|
|
ㅠㅠㅜㅠㅜ진짜.....너무..최고에요ㅜㅜ이런 완벽한 글에 댓글달아서 죄송합니다ㅜㅜ근데ㅜㅡㅜㅜㅜㅜㅎㅏ 진짜ㅜㅜㅜㅠㅜㅠ엉엉엉ㅠㅠㅠㅜㅜㅠㅜ
답글삭제